화성 얼음 분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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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ghfsm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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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팔을 잡았다.
“마저 먹고 가”
“다 먹었어” 하고 다시 가려하자
사신단도 와있고 아랫것들한테 얕잡히지않게 신경써."
그의 말에 유모는 흰 명주속치마위에 누비속치마를 덧입혀주고는 허환진위에 두툼한 솜넣은 속저고리를 껴입혔다.
"답답해.유모.사냥행사인데 옷이 거추장스러워 둔하단말이야."
"눈이 많이 내려 추우니 제말을 들으세요."
유모가 비단치마를 펼치자 보모상궁이 그녀의 머리를 빗어올렸다.
"가체는 필요없잖아.사냥터에 가는데.."가체는 않더라도 법도는 따르셔야해요."
빗어올린 머리위에 작은 화관을 올리고 검은 비단 너울을 씌우며 보모상궁이 대답했다
".사신들앞에서 너울을 걷으면 안됩니다."
유모는 속옷과 목욕이나 피부관리의 시중을 들지만 머리빗어올리는 것과 겉옷수발은 보모상궁의 몫이라 융통성이 없었다.그녀가 휘장뒤에서 걸어나오자 그가 냉큼 피풍을 뒤집어씌웠다.
"얌전하게 마차에서 짐이 산짐승쏘는 걸 구경이나 해."그가 마차에 그녀를 올려태우며 말했다.
"현아는 잔치직전에 축사나 한마디하면 돼.그때도 너울은 쓰고 있어야한다.말을 못타면 안달해하니..사냥터에 나왔으니.."
그가 마차안의 휘장을 걷더니 그녀의 불만스러운 시선과 마주쳤다.
"눈이 많이 왔군.이럴때 짐승발자국을 쫓아야하는데.."
그가 그녀의 가는 허리를 안더니 자신의 흰 백마위에 올려 태웠다.
"절대 나서지말고 짐의 곁을 지켜 붙어있어.화살이 어디서 날아올지도 모르잖아."
몰잇군들이 북과 징을 치기시작하며 주위가 소란스러워졌다.서하의 사신들도 자기들의 말로 지껄이며 말을 달리기시작했다.
무언가 금빛털북숭이가 앞을 휙 지나갔다.
"현아
실제로 방문해보니 아주 넓은 사무실에 병원 기자재 같은 시설도 제법 훌륭해 보였고
잘 지내셨어요? 하고 묻고 싶은 내 마음과 다르게
내 목울대가 울리는 바람에 목소리가 나오지 못했다.
말을 하게되면 울고있는게 티가 날까 꾹 다물고 가만히 쳐다보았다.
”여전히
교육의 힘이 할례를 중단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신부지참금과 일부다처제가 폐지되어 소녀들이 강제로 결혼하는 풍습이 사라졌다. 아마도 박민지가 신부지참금을 굳이 받지 않아도 생활보호대상자와 저소득층 사람들에게 국가가 지원금을 15만 원이나 주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신부지참금 제도가 폐지되고 그 돈을 받게 되자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신부지참금 때문에 강제로 결혼한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강제 결혼은 사회악이기 때문이었다. 모두들 박민지 씨의 정책을 많이 맘에 들어 했다. 덕분에 성범죄가 많이 줄어들었다. 효과가 바로 나타나자 사람들이 모두 ‘우리나라도 잘 살 수가 있게 된 거 같다’고 말했다. 신부지참금제도가 폐지된 지 5년이 지나자 이제는 사람들 인식이 바뀌었다. 예전 같으면 최하신분은 감히 의사나 판사가 되는 일이 불가능했으나 이제는 최하신분의 자손들도 의사가 되고 판사나 변호사가 되는 일이 가능해졌다. 신분제도가 이렇게 철폐될 줄 몰랐다.
“민지야
중년의 남녀들이 모여 도란도란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더 외진쪽을 바라보니 나처럼 일을 하기 위해 노트북을 켜 놓고 열일하는 여자도 보였다. 무슨일을 하는거지? 하고 의미없는 상상을 하며 둘러보는데
제가 말씀 드렸거든요“
”왜 오시는지도 아세요?“
”음... 아마도요?“
”그럼 저도 알까요? 제가 여기 왜 있는지?“
”글쎄요... 짐작 가시는 거 있으세요?“
”전혀요“
하고 드디어 문 바로 앞까지 도착하였다.
사막여우 바로 앞에 서서 그를 한번 보고
탕약이옵니다."
그녀는 힘없이 고개를 돌렸다.
"약을 마셔야지.현아.."
"마음의 병에는 백약이 소용없어요."
"착하지
약을 챙겼다.
"내가 무서운가?"그가 진료실로 따라오며 물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어떻게 얘기를 해야하는건지 난감했다.
그가 갑자기 나를 돌려세우고 긴 손가락으로 턱을 치켜올리고는 자신의 눈을 바라보게했다.
그가 미소짓더니 천천히 내얼굴로 머리를 기울였다.
뜨거운 입술이 내입술에 와 닿았다.나는 머리가 어찔해 눈을감았다.이성이 마비되고 몸이 마법에 걸린 듯 ..
한참만에 그가 나를 놔주었다.
나는 그제서야 그가 약혼할 거란 사실을 기억해냈다.
"기사님은 다른 이들한테도 이러시나요?약혼을 앞두고 신전에서 여사제에게 이러시는 건.."
그의 얼굴에 당혹감이 스쳤다.내목소리가 화가 묻은 음성이란 걸 그도 느꼈을 것이다.
나는 빠른 걸음으로 병실을 나왔다.
"씨씨.기사님이 또 왔어."
"바쁘다고 전해."
나는 무심한척 늙은 환자의 붕대를 감으며 대꾸했다.
"직접 말하는게 낫지않겠어?"
나는 버티고 있었다.하지만 네네의 재촉에 결국 밖으로 나서고 말았다.
복도끝에 로렌이 서 있었다.핑계를 대고 만나지않은지 보름쯤 되었다.
응접실로 들어서자 화가 난 듯한 그의 따가운 시선과 마주쳤다.곁에 다가가자 그가 휙 내 손목을 잡았다.
엄청난 힘이었다.나는 낮은 신음소리를 냈다.
그가 내머리위로 얼굴을 기울이며 물었다.
"왜 나를 피하는 거지?"
"기사님은 공작가의 자제시잖아요.저는 신전의 여사제일뿐이고..."
눈물이 솟구치는 것이 느껴졌다 .내부모님같은 삶을 살아서는 안된다.
"그래서?"
"한때 감정으로 놀리신다면 이제 그만하시지요.당신 약혼녀가 알면 곤란하실텐데요...저는 누구의 노리개도 될수 없어요.신교신전의 사제니만큼 ..."
나는 서둘러 일어나 문을 닫고 응접실을 나왔다.
농락당한 듯한 내기분을 그가 알까?
"씨씨. 병원 입구에 네게 심부름온 사람이 와있어."나는 한숨을 쉬며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도저히 피할 수가 없었다.
입구에 가보니 기사단의 부단장이 와 있었다.병원앞에서 서성거리던 그는 나를 보자 부동자세를 취했다.
"단장님께서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잠자코 그가 건내는 꾸러미를 받았다.
벌써 보름째이다.포장만봐도 고가의 귀중품이었다.
첫날 받은 것은 귀한 차였다.
네네에게 부단장이 전해준 꾸러미를 방에 돌아와 열어보니 온갖 비싼 차가 종류별로 들어있었다.
그다음날에도 같은 시간에 부단장이 왔다.
이번에는 남국의 말린 과일들이었다.
그다음날에는 고급제과점의 쿠키와 비슷킷같은 다과가 왔다.그리고 그다음날 다음날에도..그가 내게 보내는 선물이 끊이지 않았다.가지가지 물건들이 내방에 쌓이다못해 병원의 창고가 가득찰 지경이다.
비싼 도자기찻잔이나 약제실의 약초들까지...
내가 검박하게 지내야하는 신전의 사제니만큼 화려하지는 않아도 꽤 비싸고 요긴한 것들이었다.공들여 고른 흔적이 역력했다.무슨 선물공세도 아니고 재력으로 시위하는 것도 아닌데..
벌써 한참되었으니.. 내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기사님을 한번 만나게 해주세요."
남자들은 여인의 마음을 어찌 그렇게 단순히만 생각하는 건지..나를 그런 궁정의 평범한 여인들과 같다고 여겼나?씁쓸한 기분으로 나는 하루종일 환자들의 진료를 했다.
그런데도 그를 만나보자고 말한건 무슨 이유인지.. ? 아마 그의 입으로 해명을 듣고 싶은 건가...
저녁 나절쯤 그가 신전으로 왔다.
"놀라게 했다면 미안하다".그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대를 궁정의 흔한 여인들처럼 생각한건 아니다."
궁중의 흔한 여인들?화려한 치장을 한 귀족영애들?
그들이 어땠기에?그도 그런 이들속에서 살아오지않았나?
군인으로 살아와 그런지 감정표현에 서툰듯했다.
타고난 죄의식이라도 있는지 모든게 미안해했다.미리 약혼이 무산될 걸 얘기않고 오해하게해서 미안하고 억지로 손목 쥔게 미안하고 멋대로 키쓰해 놀라게해서 미안하다는...
"단순한 한때의 감정이라면 그대를 만나러 오지도 않았다."
그가 진지하게 말했다.
"누가 약혼얘기를 전했는지몰라도 그 후작가장녀는 다른 백작과 결혼한다더군.내가 피냄새를 뒤집어쓰고다니는 군인이란게 싫다더군.무섭기도 하고. ..사치스럽고 허영심많은 전형적인 궁중의 귀족영애이지.."
그의 보랏빛눈동자가 나를 뚫어져라 응시했다.
"난 그대가 좋아..그대의 순수함이 ..당신의 초록눈도 ..앳된 입술도..."
그가 손을 뻗쳐 내 머리를 어루만지더니 나를 가슴으로 끌어당겨 안았다.
"그대가 보통 사제가 아니란 걸 안다.출신도 평범하지않다는 걸...하지만 내가 그대를 좋아하는 건 ...그런 능력이나 신분때문이 아니다."
그가 말을 더듬으며 고백하듯 말했다.
이사람은 진심이야...
순간 나는 한때의 감정이라도 나자신을 운명에 맡기기로 결정했다.일순간이라도 이 시간을 놓치고 싶지않아..그의 중저음의 목소리
그 기사님이 .. "
네네가 창백한 얼굴로 달려와 알려주었다.
나는 부상병들을 돌보다가 서둘러 병실로 달려갔다.
대단한 열이었다.감염된게 분명했다.
열이 높은 걸보니 패혈증일것이다.이세계에는 항생제가 없으니..
겨우 사흘 전 상처를 치료했는데..치료가 잘 되서 경과가 좋을 줄 알았는데 ..
늘 그주위를 맴도는 젊은 기사가 울상이 되어 나와 삼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죽을까요?이분은 제국을 위해 꼭 필요한 분인데. ."
삼촌은 고개를 저으며 나를 응시했다.
나는 손짓으로 주위를 조용히 시켰다.
이제 나의 신력으로 치유할 수 밖에 없다.
"괴롭겠지만 의식을 놓아서는 안돼요."나는 그의 귀에 속삭였다.
나는 잠시 기도한뒤 정신을 집중하고 그의 상처에 손을 얹고 손끝에 기력을 모았다.
그가 죽는 걸 보는게 괴로왔다.그토록 환자들이 죽어가는 걸 심심치않게 보았는데도...
장례때 기도문이나 읊어주면 양심의 가책에서 자유로왔는데...
무지개같은 기운이 서서히 퍼지며 방안을 채웠다.나는 내가 섬기는 신에게 마음속으로 부르짖었다.그러자 무아지경처럼 손끝에서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외에는 시간이 정지한듯 느껴졌다.부르르 떨던 그가 열에 신음하면서도 눈을 휘둥그레 뜨고 놀란 듯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무지개가 천정으로 올라가며 점차 하얀 빛으로 변해갔다. 그 빛이 어두워져가는 방을 밝히며 허공을 가득 채웠을때 나는 기력이 빠져나가는 걸 느끼며 의식을 잃었다.
"씨씨
아직도 스마트폰 게임보다 재밌다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판사는 상당히 젊은 사람으로 오늘 처음 타임머신 재판을 한 것이다. 그동안 유부남 판사님이 하셨지만
그러자 다시 사막여우의 어머니의 얼굴이 떠올랐다.
걸음을 멈추고 다시 뒤를 돌아보며 큰 저택을 보았다.
멍하니 올려다보다가 다시 터벅터벅 반대쪽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여기서 끝내야하는 인연이다.
”이윤슬 밥 안 먹냐?“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됬어요?“하고 핸드폰 시간을 보는데 12시가 넘었다.
”오늘 뭐 나온데요?“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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